아날로그 인베이젼

936ce2e248729.png


밴드 코어매거진, 에이치얼랏 등에서 기타리스트
활동뿐 아니라, 사운드아트, 설치미술가로 활동중이기도 하다.
카세트테이프만을 이용하는 DJ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Q 1.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기타리스트, 설치미술가, 사운드아티스트, 디제이로 활동하고있는 아날로그인베이전입니다.



Q 2. 사운드 아트 작가라는 수식어가 붙는데, 정확히 어떤 작업을 하시는 걸까요?

백남준과 사카모토 류이치를 매우 존경합니다. 음악에만 집중하던 삶에서 ‘소리’로 영역을 넓히면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무궁무진해집니다. 여기에 매료되어 여러기지 소리들을 채집하고 해체 및 재구성하는 작업들을 하고있습니다. tape loop라는 것을 주로 이용합니다.



Q 3. 아날로그 인베이전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시는데, 이름에 어떤 의미가 숨어있을까요?

정확하게 반대되는 개념은 아니지만  A.I (인공지능)과 이니셜이 같습니다. 디지털과 인공지능등이 인간을 편리하게 해주기도 하지만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예술은 절대적으로 아날로그로 남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도구의 최첨단화는 있을 수 있지만 창작은 기계가 아니라 인간이 하는 고유의 세계니까요. ‘아날로그’는 단순히 ‘옛날 기계’의 의미가 아닌, 사람이 스스로 생각하고 직접 움직이는 행위등을 의미합니다.  이에 ‘아날로그’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Q 4. 아날로그 중에서도 아날로그의 산물인 카세트 테잎을 이용해서 음악 활동을 하시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혼재했던 시기에 청소년기를 보낸 세대입니다. 카세트테이프는 물론 LP, CD, LD, MD를 모두 경험했어요. 그 중에 카세트테이프가 가장 좋은 이유는 추억 때문인것 같아요. 음악에 빠져들기 시작했던 사춘기때 사모았던 카세트테이프들, 워크맨 작동법, 속지를 정독하며 노래를 듣고 공테이프에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선물하던 추억 등이 바로 어제처럼 생생해요. 테이프를 플레이어에 넣고 뺄때 나는 덜그럭 거리는 소리도 너무 좋습니다. LP의 바늘 소리도 매력적이지만 카세트테이프의 히스노이즈(Hiss noise)도 못지않죠. 



Q 5. tape loop 기술을 활용하여 음악활동을 하시는데, 정확히 tape loop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는 1초에 4.75cm 정도를 주행해요. 카세트테이프 안에 감겨있는 마그네틱 필름을 필요한 시간의 길이 만큼 잘라서 원형 띠를 만들고 그 위에 준비된 소리를 녹음합니다. 그걸 플레이어에 넣고 재생하면 무한 반복이 되는거죠. 접합 부분을 지날때나 녹음중에 발생하는 노이즈들이 아주 매력적으로 들립니다.



Q 6. 작품을 즐기는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아날로그 인베이전의 작품을 즐겨주면 좋겠는지 궁금합니다.

아주 사적인 감상법을 추천해요. 되도록이면 이어폰이나 헤드폰 사용을 추천입니다. 아기들을 재울때 화이트 노이즈를 틀어놓거든요. 이 소리가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하고 몸을 가라앉힙니다. 



Q 7. 공연하시는 곳이 주말에만 영업하는 맥주집인데, 이 재미있는 컨셉의 공간을 어떤 느낌의 믹스셋으로 풀어내실지가 궁금한데 힌트를 조금만 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카세트테이프 DJing을 하러갈 때 다섯시간 정도의 분량을 챙겨가요. 카세트테이프 백개 정도인데 현장의 분위기나 관객의 느낌등을 보고 즉흥적으로 골라서 플레이합니다. 플레이리스트를 미리 짜놓지 않아요.
정신차려보면 네시간이 지나있고…



Q 8. 맥주집에서 공연하시니까, 가벼운 질문 하나 드려볼게요! 혹시 즐겨드시는 맥주나 좋아하시는 기억에 남는 맥주가 있으실까요? (맥주를 매우 좋아하는 걸로 알고 있답니다 ~)

벨기에 맥주 Duvel을 좋아합니다. 덴마크에 North side festival을 보러갔을때 묵었던 에어비앤비 주인이 추천해준 맥주였는데 너무 맛있어서 충격이었어요. 원래 IPA나 에일류를 별로 안좋아했었는데 Duvel은 라거 느낌이 많이 났다고 해야하나…몇년 전부터 한국에서도 접할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리치몬드와 기린도 좋아해요. 도수가 약해서 요즘엔 자주 마시진 않지만 한때 기네스만 마시던 때도 있었구요.



Q 9. 아날로그적인 정서와 경주는 비슷한 선상에 있는 느낌인데, 향후 경주에서 활동하실 계획은 없으실까요?

서울이 아닌 중소도시에서의 활동은 관객의 집중도가 높아서 좋아요. 서울은 뭐가 많아도 너무 많기때문에 콘텐츠에 대한 피로도가 있는 반면, 그 외 지역에서는 전시나 공연에 꽤 깊숙하게 들어온다는 느낌을 여러번 받았습니다. 경주에서 활동을 해본적은 없지만 최근들어 페스티벌도 생겨나고 소규모의 공연들도 많아진 것으로 알고있어요. 불국사나 첨성대등에서 영상 작업도 해보고 싶어요. 전시든 공연이든 자주 오고싶어요.



Q 10. 경주에서 가보신 관광지나 관련된 좋은 추억이 있으실까요?

고등학교때 수학여행을 경주로 왔었어요. 밤에 친구들과 담을 넘어서 경주역에 갔습니다. 꼬치어묵 몇개 사먹고 들어왔는데 그 사이에 점호를 한거에요. 태어나서 가장 많이 맞은 날입니다. 그때 찍은 필름 사진들이 아직도 잘 있구요.



Q 11. 유튜브에서 작업하신 걸 보니, 영상에도 엄청나게 신경을 쓰시는 것 같던데 영상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이유가 있으실까요?

소리가 영상과 어우러지면 더 큰 울림을 준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어느 장소에서 소리만 채집해오는 것이 아니라 동시간의 장면도 가져오는거죠. 뮤직비디오 같은 경우에는 반드시 테이프 캠코더만 씁니다. 우리가 홈비디오를 볼때 촬영 테크닉이나 편집술을 보는게 아니라 흔들리고 투박하게 찍은 영상 속에서 그 날의 추억을 떠올리는 데에만 집중하잖아요. 그런 느낌을 가져오기 위해서입니다. 유튜브에는 영상만 올렸지만 전시때는 공간과 사진이 그 역할을 대신합니다.



Q 12. 과거의 개인전을 찾아보면 공간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어떤 요소로 공간을 선정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화이트 큐브(일반 상업 갤러리)는 지양합니다. 작품을 싸들고 가서 정해진 벽에 걸어 놓고 하는 전시가 아니라 공간 전체를 전시하는 개념으로 접근을 하기 때문에 빈공간일때도 매력이 있는 장소를 고르는게 첫 번째 순서입니다. 그 다음 그 빈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며 그곳과 어울리는 작품들을 구상해요. 주제가 먼저 정해진 전시라면 해당 공간과 작품이 어울리게끔 수정을 하는 과정등을 거칩니다. 작품 하나하나가 개별의 이야기를 담는게 아니라 공간 전체의 모든 것들이 하나의 서사로 연결되기를 추구합니다.



Q 13. 2025년도 새해를 맞이하는 목표를 편하게 부탁드립니다.

음악 활동으로는 우선 아날로그인베이전 X 백경호’의 정규 앨범을 내려고 합니다. 카세트테이프 디제잉을 열심히 다니고 싶고, 전시는 현재 잡힌건 없지만 재밌는 장소에서라면 언제든지 참여하고 싶습니다. 울림이 좋은 목욕탕 같은 공간에서의 전시 같은게 떠오르네요. 어쨌든 바쁘고 재밌게 보내고 싶습니다.